열왕기상 19장 2-4절
’이세벨이 사신을 엘리야에게 보내어 이르되
내가 내일 이맘때에는 반드시 네 생명을
저 사람들 중 한 사람의 생명과 같게 하리라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신들이
내게 벌 위에 벌을 내림이 마땅하니라 한지라
그가 이 형편을 보고 일어나
자기의 생명을 위해 도망하여
유다에 속한 브엘세바에 이르러
자기의 사환을 그 곳에 머물게 하고
자기 자신은 광야로 들어가 하룻길쯤 가서
한 로뎀 나무 아래에 앉아서 자기가 죽기를 원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내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 하고‘
이세벨은 엘리야의 위대하고도 놀라운
기적적인 승리의 소식을 듣고도 전혀 놀라지 않고
오히려 엘리야를 죽이겠다고 위협을 한다.
이것은 이세벨이 그렇게 했다기보다는
이세벨 속에 있는 악한 영이 그렇게 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큰 능력을 보이며 바알의 선지자들을 죽이고,
비를 내리게 했으며 또 공간이동까지 한 엘리야가
갑자기 이세벨의 위협 앞에 너무나 의외의 모습을 보인다.
죽을까봐 두려워 도망을 하였으며
심지어 완전히 낙심하여 자기를 죽여달라고까지 한 것이다.
18장과 19장에 나타난 엘리야의 모습은
같은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 상반된 모습이다.
왜 엘리야가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일까?
두려움은 하나님이 주는 것이 아니라 사탄이 주는 것이며
그 마음에 틈이 생길 때 드는 감정이다.
아마 엘리야는 하나님이 기적적인 일들을 행하시고
또 자신에게 능력을 주셨기에
모든 상황이 뒤바껴서 아합과 이세벨이
하나님 앞에 굴복하는 모습을 기대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상황이 전혀 바뀌지 않고 오히려
이세벨이 더 기세등등해져서 자기를 죽이겠다고 해서
낙심한 것이 아닐까?
즉 눈앞의 상황이 자기가 기대한 대로 흘러가지 않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자
하나님을 바라보며 기도한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며 낙심에 빠졌다는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선지자라도 약한 인간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하나님만 바라보며 기도하면 하나님이 역사하실텐데,
상황을 바라보면 낙심만 되고 기도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게 우리 인간의 한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은혜의 하나님은 이런 우리를 그냥 모른 체하지 않으신다.
19장 5-7절
’로뎀 나무 아래에 누워 자더니 천사가 그를 어루만지며
그에게 이르되 일어나서 먹으라 하는지라
본즉 머리맡에 숯불에 구운 떡과 한 병 물이 있더라
이에 마시고 다시 누웠더니
여호와의 천사가 또 다시 와서 어루만지며 이르되
일어나 먹으라 네가 갈 길을 다 가지 못할까 하노라 하는지라‘
낙심에 빠져있는 엘리야에게 천사가 찾아와
어루만지며 먹으라 하는 장면은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지극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낙심한 자녀를 보는 부모의 심정이 어떨까?
어루만져주고 안아주고 싶지 않을까?
나 또한 이런 경험을 많이 했다.
어떤 일로 낙심해 있을 때면
어김없이 하나님은 날 찾으셔서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주셔서 내가 다시 일어설 힘을 주시곤 하신다.
또한 내 자녀가 낙심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다 큰 아들들이라 어루만져주지는 못해도,
따뜻한 말과 맛있는 음식으로 아이를 위로해 주고 격려해주게 된다.
19장 8-9절
’이에 일어나 먹고 마시고 그 음식물의 힘을 의지하여
사십 주 사십야를 가서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니라
엘리야가 그 곳 굴에 들어가 거기서 머물더니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엘리야가 천사가 준 음식물을 먹은 뒤 40일 금식을 하고는
호렙산에 이르러 굴에 머물렀다는 것인데,
엘리야가 호렙산 굴에 머물고자 한 것은
하나님도 사명도 다 잊고 세상을 떠나
혼자 조용히 안식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그런 엘리야의 심정이 이해되기도 한다.
눈앞에 벌어진 상황으로 엘리야는 영적으로 완전히 침체되어
스스로 하나님을 떠났지만
하나님은 엘리야를 그냥 두시지 않고 찾아오셔서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고 물으신다.
이 질문의 의미가 무엇일까?
’사명을 받은 자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먼저
나를 찾고 기도하지 않고 왜 이리 낙심에 빠져있느냐‘는
책망의 말씀으로
’니가 이렇게 된 것이 무슨 까닭인지 좀 깨달아 보아라‘ 라는
의미의 말씀이 아닐까?
19장 10절
’그가 대답하되 내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
열심이 유별하오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들을 죽였음이오며
오직 나만 남았거늘 그들이 내 생명을 찾아 빼앗으려 하나이다‘
엘리야는 하나님의 물음에 자신이 이렇게 행동한 것에 대해
해명을 하며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즉 아직도 상황 앞에서 하나님을 먼저 찾지 않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9장 11-13절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가서
여호와 앞에서 산에 서라 하시더니
여호와께서 지나가시는데 여호와 앞에 크고 강한 바람이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나 바람 가운데에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바람 후에 지진이 있으나 지진 가운데에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또 지진 후에 불이 있으나 불 가운데에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더니 불 후에 세미한 소리가 있는지라
엘리야가 듣고 겉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가 굴 어귀에 서매 소리가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엘리야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자
하나님은 엘리야 앞에서 산이 갈라지고 바위가 부서지고
지진과 불이 보이지만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장면을 연출하시면서,
어떤 상황 가운데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 같지만
하나님은 그 뒤에 계심을 은유적으로 보여주신 것 같다.
즉 ’비록 보이지 않아도 나는 언제나 니 곁에 있다‘고 말씀하신 듯하다.
19장 14절
’그가 대답하되 내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 열심이 유별하오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들을 죽였음이오며
오직 나만 남았거늘 그들이 내 생명을 찾아 빼앗으려 하나이다‘
하지만 엘리야는 앞서와 똑같은 대답을 하며 여전히 깨닫지 못한다.
19장 15-16절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너는 네 길을 돌이켜
광야를 통하여 다메섹에 가서 이르거든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의 왕이 되게 하고
너는 또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게 하고
또 아벨르홀라 사밧의 아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너를 대신하여 선지자가 되게 하라‘
하나님은 이제 엘리야가 사명을 감당하기 어려움을 아시고
새 명령을 주시며 엘리야를 이어
엘리사를 선지자가 되게 하라고 하신다.
사명자의 사명은 끝날지 몰라도
하나님의 역사는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짐을 알 수 있다.
19장 18절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에 칠천명을 남기리니
다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하고
다 바알에게 입맞추지 아니한 자니라‘
하나님은 이스라엘 가운데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칠천명을 남겨두겠다고 하신다.
즉 엘리야가 혼자만 남았다고 생각하며
큰 낙심에 빠졌던 것을 상기시켜 주시며
힘을 내라는 격려의 뜻으로 하신 말씀으로 생각된다.
19장 19-21절
’엘리야가 거기서 떠나 사밧의 아들 엘리사를 만나니
그가 열두 겨릿소를 앞세우고 밭을 가는데
자기는 열두째 겨릿소와 함께 있더라
엘리야가 그리로 건너가서 겉옷을 그의 위에 던졌더니
그가 소를 버리고 엘리야에게로 달려가서
이르되 청하건대 나를 내 부모와 입맞추게 하소서
그리한 후에 내가 당신을 따르리이다
엘리야가 그에게 이르되 돌아가라
내가 네게 어떻게 행하였느냐 하니라
엘리사가 그를 떠나 돌아가서 한겨릿소를 가져다가 잡고
소의 기구를 불살라 그 고기를 삶아 백성에게 주어 먹게 하고
일어나 엘리야를 따르며 수종 들었더라‘
엘리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엘리사를 찾아가 그에게 겉옷을 던졌다.
’겉옷을 던짐‘의 의미는
자신의 소명과 능력을 대신하게 한다는 뜻도 있고
하나님의 영이 임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엘리사는 그 의미를 알고 열두 겨릿소(24마리)라는
큰 재물을 서슴없이 버리고 부모님을 떠나
엘리사를 따르는 행동을 보인다.
즉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하는
엘리사의 모습은 준비된 사명자의 모습이다.
많은 사역자들의 간증을 들어보면
부르심을 받았을 때 즉시 부르심에 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세상에 속해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자들에게
그 모든 것에서 서슴없이 떠나는 것이 어찌 쉽겠는가?
하지만 즉각적인 순종을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일 것이다.
하나님아버지!
엘리야를 이어 엘리사를 사명자로 세우시고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을 봅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은 언제 어느 곳에라도 계심을 잊지 않고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게 하소서!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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